헉슬리가 MMORPG에서 출발해서 FPS의 형식으로 만든 게임이라면 세계적 사안(Global Agenda)는 좀더 FPS에 가까운 개념으로 만든 게임이라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둘 모두 MMO로 만든 마을(로비)과 MO로 진행되는 PVE, PVP를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같다.

헉슬리가 MMOFPS였던 아니던 가장 기본적으로 실패한 것이 FPS의 밸런스라는 것을 보면, GA는 최소한 헉슬리 같은 삽질은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주변행성(Planetside)처럼 진짜 MMOFPS는 아니어도 좋지만 적어도 할만한 FPS 게임이기는 바란다는 뜻이다.

항상 게임 기획(game design)에서는 어떤 게임이 기반이냐에 따라 무엇을 만드느냐에 대한 방향성이 설정된다. FPS에서 출발했는지 RPG에서 출발했는지에 따라 어느 쪽 컨텐츠를 더 강조할지가 결정되고, 그에 따라 타겟 플레이어에게 경험을 만들어줄 내용들이 설정된다. 헉슬리는 아무래도 RPG를 기반으로 했던 게임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FPS를 기대했던 플레이어들이 실망할 수 밖에 없던 것이고.

MMOFPS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지도 10년이 되어가는데 진짜 MMO는 아니더라도 MMO 비슷하게 진짜 FPS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해도 될까 모르겠다.

'코스티캔의 게임론'이라고 부르는 '말이 아닌, 디자인만이 게임을 말해 준다(I hav no word & I must design)'의 저자, 그렉 코스티키얀(Greg Costikyan)이 만든 인디 게임 퍼블리셔 마니페스토 게임즈가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하지만 언제나 좋은 게임을 추천하던 'Play This Thing!'이라는 블로그는 살아있을 것이며 마니페스토 사이트도 제품을 구매할 수는 없지만 데모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상태로 계속 살려둘 생각이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남겼다.

Play This Thing! will continue; and at least for now, the Manifesto site will remain up. Payment functionality has been turned off, however, and all demo download and buy now links lead to the developers or other places the games on the site can be found.

개인적으로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아무 연고도 없이 단지 그에 대한 존경심과 인디 게임 활성화에 대한 심정적 지지, 동의의 뜻으로 우측 하단에 배너를 붙였왔던바, 마니페스토의 폐업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

그리고 이 문장이 왠지 가슴을 울리는듯 하다.

Clearly, we haven't succeeded in realizing that vision. There are a host of possible reasons why; perhaps we launched with an excess of naïve optimism, through of course a surfeit of optimism is an entrepreneurial necessity.

  • 그리고 다행히도, 코스티키얀이 계속 블로그는 한다니, PTT에서 계속 그의 좋은 컬럼과 비평들을 볼 수는 있겠다.
  • 사실 저 글 제목, 'I have no word & I must Design'은 이 것의 패러디라 번역이 참 애매하다. 내심 저 한글 번역 제목이 맘에 안들기는 하지만 딱히 좋은 대안도 없다.